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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화학 공업화의 정치경제학
  • 작성자
    이승훈(서울대)
  • 발행년도
    2025
  • 제18권
  • 제3호
  • 개도국 중화학공업화의 목표는 자금과 선진기술을 갖추어 중화학 물적 토대를 구축하고 ‘모방학습’을 통해 중화학 생산역량을 습득하는 것이다. 시장은 이 시도에 손해를 안기는 부정적 신호를 보내고. 스스로 역량 부족을 잘 아는 개도국 기업들은 중화학공업화를 시기상조로 보고 투자하려 하지 않는다. 박정희 정부는 내외자를 모두 통제하는 틀을 갖춘 다음, 공기업을 내세워 기초소재 국산화에 착수하고 차관 지급보증, 저금리 특혜금융, 조세감면 등 지원 정책으로 주저하는 기업들을 중화학 투자로 이끌었다. 일탈과 성과 부실은 자금줄 차단으로 기업 퇴출 수준의 징벌을 가하였다. 석유화학공장과 포철 제1고로는 완공되는데 이 소재로 중화학 제품을 생산할 민간 투자의 호응은 미미하였다. 기업 재무구조는 고리 사채에 짓눌려 투자 불능 수준이었고, 대기업 지원을 반대하는 야당의 지지율 상승이 중화학 정책의 일관성을 위협했기 때문이다. 내수를 크게 웃도는 규모의 기초소재 공장이 건설 중인데 국산 소재를 가공할 중화학 투자가 부진하자 박정희 정부는 1972년 ‘8․3조치-10월 유신-중화학공업화선언’의 연쇄 조치를 두 달 간격으로 발동하였다. 재무구조개선, 불확실성 해소, 그리고 파격적 지원의 극단적 연쇄 조치는 기업 투자를 촉발하여 중화학 물적 토대 구축에 성공하였다. 유신독재 7년은 물적 토대 구축에 충분하였고, 조성된 물적 토대 위에서 騎虎之勢의 기업들은 중화학 모방․학습에 전력하여 최종 성공하였다. 정부가 기업 손실을 보전해 준 反시장적 지원은 부족한 ‘기업역량’이 선진 중화학공업을 감당할 수 있을 때까지의 한시적 보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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