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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스의 마지막 임무
  • 작성자
    송의영(서강대)
  • 발행년도
    2010
  • 제3권
  • 제2호
  • 런던의 초상화 미술관에는 경제학자 케인스와 부인 리디아가 사이 좋게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걸려 있다. 담배 광고로 쓰기에 딱 좋은 그림이다. 케인스가 장수하지 못한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
    다. 중년 이후 줄곧 심장병에 시달렸지만 주치의는 그의 병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리고 부인은 남
    편과 줄담배를 함께하는 것을 낙으로 삼았으니. 말년의 케인스는 극심한 피로감에 시달렸다고 한
    다. 그런 그가 꺼져가는 생명을 붙들고 미국을 오간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세계금융을 설계
    하는 미국과의 협상에서 쇠퇴일로에 있는 영국을 대표하기 위해서였다.
    케인스는 국제금융이 관습의 우매함과 시장에 대한 맹신에서 해방되기를 갈구했다. 화폐가 금
    의 족쇄에서 풀려나 완전고용을 성취하기 위한 수단이 되기를 원했지만 동시에 인간의 지혜에 의
    하여 적절히 통제되기를 희망했다. 그가 세계중앙은행을 설립하고 방코(bancor)라는 세계화폐를
    발행할 것을 제안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보다 덜 이해되고 있는 점은 방코가 당좌대월의
    형식으로 발행되도록 하였다는 점이다. 즉 각 회원국이 마이너스 통장을 부여받고 경상수지 적자
    가 발생하면 일정한 한도 내에서 방코를 자유롭게 차입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회원국의 경
    상수지 적자와 흑자가 적정 한도를 넘어서면, 즉 요즘 말로 글로벌 불균형이 발생하면, 조정의 부
    담을 적자국과 흑자국이 균등하게 나누어 가지도록 하였다. 적자국은 자신의 화폐를 방코에 대해
    절하하며 긴축정책을 취하고, 흑자국은 반대로 자신의 화폐를 방코에 대하여 절상함과 동시에 팽
    창정책을 취하게 하는 방식을 추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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