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암호자산은 디지털 네트워크와 암호기술을 통해 불특정 다수의 다양한 참여를 가능케 함으로써 새로운 범주의 자산가치를 생성하고 이전을 가능케 한다. 이는 우리 금융 생태계의 확장과 가치창출 기반의 확대 가능성을 의미한다. 다만 초기의 기대를 넘어서 제대로 된 자산의 범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다수의 검증과정을 거쳐 새로운 법과 규제체계로 범사회적인 신뢰토대를 인정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현재의 지배구조와 규제체계로는 새로운 가치창출의 과정과 결과물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렵다. 전혀 다른 배경과 작동원리로 만들어지는 가치를 평가할 기준 마련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과 같은 과도기적 상황에서는 암호자산의 잠재적 자산 가치 기반자체가 기존의 것과 상이하다는 점을 고려하여 미래지향적으로 보다 포괄적인 기준을 통해 점진적으로 평가해가는 원칙마련이 바람직하다.
가상자산 거래소를 둘러싼 이슈들
암호자산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것들이 출현한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세간의 이해도나 주변의 여건은 크게 바뀐 것 같지 않다. 3년여 전의 가상화폐 광풍이 잠잠해진 이후, 2020년 초부터 시작된 코인광풍은 더욱 거세게 한국사회뿐 아니라, 세계 전체를 흔들어 놓을 정도로 광범위한 파장을 남기고 있다. 사실 이미 상당기간 동안 암호화폐란 무엇인가에 관한 질문에서부터 가상자산 거래소의 규제 필요성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논의가 다양한 만큼 당분간 의견수렴은 쉽지 않아 보인다. 절대 서두를 사안이 아니며 보기에 따라서는 시간을 두고 다수의 검증을 거쳐야 하는 잠재적으로 중요한 대상이기 때문이다. 사실 자산은 사회적으로 가치가 인정되는 유무형의 대상이지만, 가상이라는 표현이 적용되는 이유는 아직 법정이 아닌 민간주체에 대한 신뢰가 충분히 입증되지 못했다는 반증이다. 엄연히 부동산을 포함하면 세상의 전체 부가 400조 달러 규모로 추산되는데, 코인마켓캡의 시총을 다 합한다 해도 2조 달러 수준을 하회한다. 그렇다면 이와 같이 규모도 일천하고 법적으로 정의되지도 못하는 대상에 대해 왜 세계가 관심을 가지는 것일까?
이러한 현상은 외견상 역사적으로 관찰되었던 버블사례와 크게 다르지 않다. 또 다른 버블사례로 지나치기 쉽다. 그러나 암호자산 주변상황은 코로나 사태의 언택트 경제와 연관된 디지털 전환이라는 상황을 배경으로 전개되고 있어 단지 투기적 요소를 파악하고 관리하려는 시각만으로 대응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간 대표적인 버블사례인 튤립이나 원자재 버블은 해당 가격만 안정되면 그만이었지만, 암호자산의 버블현상은 기존의 틀을 바꾸는 차원의 근원적이고 본질적 변화가 내포되어 있다. 즉, 단순한 특정 코인의 가격에 대한 기대보다 본질적인 차원의 변화에 관한 기대와 평가가 반영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디지털 전환은 모든 분야에 걸쳐 진행되면서 실로 인간사회의 기본적인 경제활동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실 둘러보면 우리들이 경제활동을 영위하는 방식부터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이르기까지 변화의 파장은 어김없이 강력하게 전달되고 있다. 따라서 암호자산에 대한 인식체계 변화가 일정 부분 필요하다. 물론, 경험법칙(heuristics)에 기초해 관점이 형성된다는 점에서 결코 쉽지 않은 과제다. 따라서 구체적으로 보여지는 것들이 제한되어 있는 현실에서 당분간은 단기적인 시장안정 차원의 노력이 우선시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차분하게 현재의 변화가 요구하는 노력을 꾸준히 이어간다면 암호자산의 생태계는 크게 확대될 것이며 안정성과 더불어 역동성을 지켜나갈 수 있다고 보인다. 모든 것이 촘촘히 연결된 디지털 환경이 시사하는 새로운 방식과 이를 통해 구현되는 일련의 가치가 디지털 전환이 진전될 수록 더욱 커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결국 현재의 가상자산 거래소 관련 이슈들은 궁극적으로는 암호자산의 미래에 대한 현 세대의 평가와 직결되어 있고, 우리의 대응여부에 따라 결과는 상당히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으로 가상자산을 최초로 인식하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는 주로 거래소를 통해 찾을 수 있다. 암호자산이 세상에 소개되는 과정은 천차만별이지만, 아직은 거래소를 통해 본격적으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선적으로 거래소 주변의 상황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암호자산의 현상을 파악하는 것이 적절하다. 이와 함께 미래에 관한 전망도 거래소 중심의 거래패턴에서 탈중앙화된 거래소(DEX: Decentralized Exchange)로의 이전을 밀착 추적하면서 가능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탈중앙화된 거래소(DEX)는 중앙화된 거래소의 해킹 등 취약부분을 보완한 것으로 거래상대방과의 연결만 허용하고 사용자의 자산은 각자 자기 지갑에 프라이빗키와 함께 보관하기 때문에 중간개입 여지가 적으며 도난당할 일이 상대적으로 적은 거래소의 형태를 의미한다.
도입 초기의 암호화폐 논란
거래소에 관한 논의 이전에 우선 암호자산이 세상에 선보인 것은 비트코인을 통해서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사실 이름도 생소한 암호화폐는 가장 독점적으로 지켜져 왔던 국가의 화폐주조권에 대해 던지는 무거운 질문이다. 전통적으로 법적으로 인정하는 국가의 독점적인 화폐주조권은 현재 금융시스템의 근간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이며, 특히 달러 체제는 이러한 시스템의 핵심적 요소다. 디지털 네트워크가 깔리면서 가장 내밀하게 지켜져 왔던 국가 독점의 화폐주조권에 반해 민간들도 화폐 주조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하는데 십년 넘는 검증기간이 걸리고 있다. 그러나 화폐도 자산의 일부이며, 따라서 논쟁이 법정화폐에 대한 대립각도에서 화폐중심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암호자산의 잠재성을 평가하는데 장애요인이다. 초기에 세상에 소개되는 과정에서 화폐라는 접점을 선택했기 때문에 기존 화폐의 관점과 비교되는 현실을 부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암호자산은 기존 화폐를 대체하는 또 다른 화폐의 역할이 아니라, 자산범주까지 확장시킬 정도로 그 파괴력이 심상치 않다. 이미 객관적 시각에서 볼때 기존 국가가 부여한 법적주체의 신뢰토대로 작동하는 법정화폐만으로는 메타버스1)까지 확장된 영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활동을 허용하기가 쉽지 않다.
기존의 화폐로 돌아가는 세상이 지금의 5G 환경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세계의 경제활동을 제대로 지원할 수 없다. 시스템 작동의 핵심역할을 수행할 법적 신뢰주체를 적절한 위치에 설정하기도 어렵고 광범위한 영역에 대한 실질적인 모니터링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어떠한 배경인건 간에 금융서비스가 제공되지 못하면 제대로 투자가 어렵다. 당연히 새롭게 시도되기에 실적이 없는 암호자산의 영역에는 제도권의 자금이 흘러가기 어렵다. 정부가 발행하는 화폐와 기존 금융시스템은 이미 수차례의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관련 규제가 대폭 강화되었다. 게다가 그 후유증으로 현재 레거시 금융체제는 상당한 규제부담을 안고 있다. 위험한 곳에 자금이 흐르거나 고레버리지를 배경으로 사회적 안정망(social safety net)이 위험파악조차 어려운 투기적 요소가 내포된 행위에 연루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해야 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미래를 건설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프로젝트는 다수가 참여하는 경제활동이 가능해져야 지속적 추진이 가능하다. 얼마전만 하더라도 제한된 재원을 집중시키고 각종 보증과 펀드등의 도움을 빌려 새로운 사업에 연결했으나 전례없는 미래를 준비하려면 과거방식으로는 엄두를 내기 어렵다. 실적이 탄탄하고 기득권들이 납득할 수 있는 프로젝트도 신디케이트 형태로 돌아가는 데 탈중앙화 기반의 대중 참여 방식으로 가치가 만들어지는 프로젝트에 어느 금융기관도 선뜻 자금을 대긴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존의 법과 규제체계가 각종 보증 장치 외에도 최대한 폭넓은 해석과 샌드박스 같은 실험적 공간, 그리고 safe harbor2) 규정까지 동원하면서 새로운 프로젝트의 추진을 지원하기 위한 다방면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전기자동차와 인공지능 로봇, 메타버스의 영역에서 가늠할 수 있듯이 현재 꿈틀대는 미래 프로젝트의 잠재력은 간과하기 어렵다. 앞으로 가상자산이 법적으로 인정받는 자산으로 편입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궁극적으로는 법정과 가상의 구분이 크게 의미없는 상태로 발전할 수 있다. 탈중앙화를 배경으로 정부개입 없이도 다양한 거래를 통해 가치가 만들어지는 방식이 점차 부각되는 것은 엄연한 추세이다. 결과적으로 현재의 암호화폐 논란이 시사하는 핵심은 현재의 잣대로 미래의 것을 재단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동시에 투기적 요소의 관리실패로 새로운 영역에 대한 참여가 불법적 투자로 간주되는 일도 최대한 지양해야 한다. 오히려 현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가 규제체계에도 반영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암호화폐를 둘러싼 사회적 에너지가 당장의 투기여부와 같은 탁상공론으로 흐르지 않아야 한다. 실제로 미래지향적 관점으로의 관점만 변화시켜도 현재 발생하고 있는 각종 논란은 상당 폭 정리가 가능할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메타버스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 특히 2-30대 젊은 세대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4048064#home)
암호자산 거래소 주변의 시장관행과 개선 필요성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만들어가기 위한 금융서비스가 가능해지려면 나름대로의 신뢰토대가 필요하다. 새로운 신뢰토대 위에서 구현되는 금융의 도구가 바로 넓은 의미의 가상자산으로 분류되는 가상화폐다. 흔히들 법정화폐와 발행주체가 다르다는 점을 부각시키지만 기존세계의 시각에서 보면 암호화폐는 법정화폐의 영역 밖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아직은 첨병과 같은 파수꾼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그리고 현실의 법정화폐와 법정화폐로 표시된 자산, 그리고 가상화폐와 그 자산의 주된 연결고리가 바로 가상자산 거래소다. 물론 아직은 제대로 규제감독체계가 정립되지 않아 마치 서부개척시대의 상황과 비슷하다. 간단한 아디이어가 코인으로 만들어져 뿌려지는 데다 투기적 수요까지 가세하면서 모든 관심이 단기투기에 집중되고 있다. 단기수익에 자금이 몰리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미래 건설이라는 이후의 프로젝트 진행과정에 관한 공시의무 준수는 소홀하다. 실적이 있을 수 없는 상황에서 가능성에 관한 검증은 비현실적일 정도로 어렵다. 그렇지만 최선의 합리적 기준으로 상장되고 거래되는 과정을 지켜내면서 프로젝트의 가능성과 투자자들의 의견이 제때 반영될 수 있도록 같이 만들어가야 한다. 특히 시장관행이 미처 정착되지 못한 경우일 수록 시장 정보의 공시문제는 시세조작을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다. 자산의 기본조건인 수익 창출 문제와 관련해서는 당분간 뚜렷한 성과를 내기 어려운 분야이지만, 초기 자금의 조성이나 투자 관련 일련의 시장관행이 상식 및 기존 체제의 운영프레임과 동떨어져서 방치되면 안 된다. 특히 초기의 시장형성이나 발전에 있어 일련의 상식적 원칙준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법으로 부여된 신뢰토대나 기구들에 국한된 활동이 아니라 스스로의 활동으로 쌓아가는 신뢰토대 기반은 전적으로 상식적 공감대에 기초해야 한다. 그런데 실제 거래소 주변에서의 상장 절차나 기준, 정부조치에서 금지된 거래소 코인들의 자전거래 방지와 같은 시장관행이 너무나 방치되어 문제다. 자기들끼리만 아는 정보로 시세조작(front-running)이 빈번하다보니 자전거래 외에도 신규참여자들만 골탕을 먹는 전형적 사기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법과 규제체계로만 보면 근거규정이 없기 때문에 투자자 보호를 위한 일련의 규제에 나서기도 어렵다. 이처럼 현실적인 이해관계자들이 각자의 입장만 따지다 미래의 시장형성이 어려워질 수 있는 혼돈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 | 가상자산 취급업소 등록제로 운영하고 있지만 사실상의 인가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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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의 적절성 등 실질적 요건 심사해 등록거부 가능 | |
이용자 자산 분리, 거래기록 보관, 보고서 제출 등 규정 | |
미국 | 가상자산관련업 인가제 운영(뉴욕주) |
리스크 공시, 약관공시, 계약서 서면제공의무 규정 | |
전면금지국가 | 중국, 터키, 인도 등 25개국 |
가상자산업 범위 | 매매, 보관, 발행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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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형태 | 인가제(김병욱 의원안은 등록제) |
손해배상 | 해킹, 출금신청 거부 등 |
불공정행위 | 미공개정보이용, 시세조정 등 |
감독, 조사 | 금융위, 금감원에 검사권한 부여 |
초기에 비춰진 엄청난 가능성은 준비 부족과 주변여건의 혼란으로 인해 투기의 장으로 폄하되기 쉽다. 실제 가뜩이나 제대로 된 재산증식의 기회가 없는 젊은 세대들로서 가상자산시장은 그들의 섣부른 기대이자 전유물이 되었다. 그런 와중에 시중의 관심을 집중시키면서 가상세계가 현실세계의 일상으로 갑자기 들어와 버렸고 아직 준비가 덜 된 암호자산 시장에 대한 기성세대들의 반응은 점차 부정적인 방향으로 뚜렷해지고 있다. 실제 현재의 어지러운 모습만 보면 미래 먹거리의 실험적 시장기반이 조성된다기 보다 먹튀의 단기투기장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나 투자자 모두가 암호자산에 대응하는 자세가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 암호자산과 시장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이다. 다수의 참여와 증명을 통해 신뢰를 다져져야 하는 부분이 작금의 논의에선 실종상태다. 오로지 거래소 주변상황의 안정이 목표로 비춰진다. 기존의 시각에서 또 다른 투기의 장으로서 간주되고 전락되는 암호자산시장의 잠재력에 대해서는 다수가 불확실한 상태에 놓여있다. 바로 이러한 점이 암호자산에 대한 인식이 정착되어가는 과정자체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의 근거다.
앞으로 상당한 진통과정이 불가피하겠지만, 결국은 작금의 거래소 정비를 통해 제대로 된 모습을 갖추면서 가상자산 거래소는 이후에도 상당한 진화를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단계에는 탈중앙화거래소를 비롯하여 다양한 지갑 간의 거래(atomic swap)도 가능해질 것이다. 다만, 어려운 점은 국가의 조세 기반이 이제 국경 구분 없이 확장된 공간에서 분산된다는 점이다. 엄밀히 확장공간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이 과세 대상인지에 관해서도 논의가 필요하다. 물론 국가 간 합의를 통해 기술적으로 조세 기반을 어느 정도 지켜낼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이 가능하려면 가상자산도 정당한 자산형태로 인정하고 거래소의 틀도 대폭 여건을 정비해서 거의 모든 활동이 새로운 법과 규제가 인정하는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추가적으로 새로운 시공간의 출현으로 만들어지는 공백에 대해 지금과 같이 현재의 지리적 국경을 고수하지 말고 큰 세상에 공히 적용될 수 있는 대원칙을 차분히 만들어가야 한다. 칸막이식으로 분절된 지배구조를 환경에 맞게 개선하고 국가 간의 공조를 통해 범지구적인 규범과 가이드라인이 마련된다면 지금의 혼란은 크게 줄일 수 있다. 다만, 디지털 전환과정에서 민간의 비중은 지금보다 크게 높여져야 한다. 공감대 형성과 글로벌 시민의 권리장전에 필수적인 국가의 틀이 특정 주체들의 데이터 독점으로 인해 자칫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고 정치적인 자의성과 구속을 허용하거나 방치해서는 안 된다. 중국과 남미국가들의 상황은 이러한 우려가 언제든 현실로 둔갑할 수 있는 위험을 시사하고 있다.
메타버스 시대의 산업정책도구: 암호자산
암호자산의 가장 큰 제약이자 간과되고 있는 잠재력은 바로 국경 없는 산업기반을 구축하는데 있다. 따라서 암호자산을 토대로 구체화되는 산업기반은 초기부터 사회구성원 대부분이 공감할 수 있는 원칙에 기초해 다져져야 한다. 가상과 현실이 혼합된 메타버스에서 산업정책은 미래의 암호자산과 전통자산을 둘러싼 사회구성원들 간의 새로운 합의 필요성을 제시한다. 특히 이러한 과정에서 기존의 신뢰주체들은 미래 시공간에서의 역할에 관한 중요한 시사점을 확보할 수 있다. 일례로 최근 반도체 산업의 상황은 이러한 위험을 대변하고 있다. 과거 철저한 분업체계로 글로벌 공급망을 건설한 결과 핵심역량의 편중화로 인해 국가차원의 안보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초연결 환경에서는 학습효과가 다양한 밸류체인에서 산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그렇다면 국가로서는 전략적 산업에 대한 광범위한 협조체계를 미리부터 준비해야 한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민관합동의 준비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민관의 새로운 협업체계를 시사하는 암호화폐와 법정화폐의 유기적 연관은 핵심적인 분석대상이다. 특히 창의성이 중요한 미래의 산업정책은 정부의 포용적 리더십이 중요한 바, 정부가 직접 주도하기보다 민간의 자율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상호신뢰기반을 구축하여 산업 간, 국경 간 구분으로 저하될 수 있는 상호 운영성(interoperability)3)이 손상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메타버스 공간의 확장으로 기술과 자금이 집약되는 글로벌 IT기업들에 대한 시각이 독과점과 정보독점의 문제로 부정적으로 변할 수 있으므로 국가 협의체와의 공조를 통해 인류적 공동의 파이를 키워가야 한다. 연결이 복잡할수록 인류공동의 대원칙은 철저히 준수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국제적 감시기구나 견제장치는 상시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그래야 글로벌 차원의 공정경쟁 환경이 보장되는 산업정책이 조화롭게 운영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암호자산의 원래 취지인 다수의 참여와 자유로운 환경은 극단적 배제가 아니라 상호의존적인 적합한 지배구조의 진화를 배경으로 비로서 가능해진다.
주
- 1)메타버스는 가상·초월을 뜻하는 '메타'와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를 합친 말로 가상세계를 일컫는다. 이는 3차원에서 실제 생활과 법적으로 인정되는 활동인 직업, 금융, 학습 등이 연결된 가상 세계를 뜻한다.
- 2)세이프하버 원칙이란 규제 당국이 제시한 요건이나 기준을 충족하면 해당 규범을 준수한 것으로 보아 더 이상 위법한 것으로 취급하지 아니한다는 원칙을 말한다.
- 3)특정체계의 기술적 특성으로 인한 차이에 관계없이 2개 이상의 서로 다른 시스템 간 서비스를 자유롭게 공유함으로써 통합된 시스템의 능력을 제공하는 것. 서로 다른 체계 간 특정 서비스, 정보 또는 데이터를 막힘없이 공유하고 교환할 수 있는 능력
참고문헌
- BIS (2019), “Designing a prudential treatment for crypto-assets”.
- BIS (2021), “Prudential treatment of cryptoasset exposures”.
- Demertzis, Maria, Wolff, Guntram B. (2018) “The economic potential and risks of crypto assets: Is a regulatory framework needed?”, Bruegel Policy Contribution No. 2018/14
- Dirk Bullmann, Jonas Klemm, Andrea Pinna (2019), “In Search for Stability in Crypto-Assets: Are Stablecoins the Solution?”, ECB Occasional Paper No. 230.
- Garrick Hileman, Michel Rauchs (2017), “Global cryptocurrency benchmarking study”, Cambridge.
- Goldman Sachs (2021), “Crypto: a new asset class?”.
- IMF (2019), “Treatment of Crypto Assets in Macroeconomic Statistics”.
- Yukun Liu, Aleh Tsyvinski (2020) “Risks and Returns of Cryptocurrency”, The Review of Financial Studies, Volume 34, Issue 6, J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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