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포럼
경제학교육 심포지엄 : 교수가 교수를 말한다
손정식 (한양대)발행년도 201684
초록
1. “경제학은 재미도 없고 쓸모도 없는 것 같습니다”학위 공부를 마치고 귀국해서 교수라는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한 지도 10여 년이 지난 어느 해,스승의 날을 맞아 제자들과의 저녁 회식자리에 초대받았다. 오랜만에 스승과 제자가 만난 자리여서 분위기도 좋았고, “교수님께서 잘 가르쳐주신 덕분에 저희 모두 좋은 회사에 취직했고, 회사에서 인정도 받고 있습니다” 등 교수가 된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덕담도 오고갔다.그런데 회식이 거의 끝나갈 때쯤 한 제자가 진지한 표정으로 한마디 했다. “교수님, 솔직히 말씀드리면 경제학은 재미도 없고 쓸모도 없는 것 같습니다.” 이유인즉, 경영학원론 시간에 배운 회계(부기)원리는 회사에 들어와서 장부 정리하는 데 참고가 되었지만, 필자에게 배운 경제학원론은회사에서 한 번도 써먹어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들은 제자들이 “와!” 하고 웃으며 고개를끄덕이는 것을 보니 모두 공감하는 눈치였다. 잠깐 당황한 필자는 “경제학원리를 어떻게 써먹을것인가는 스스로 터득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서둘러 모임을 끝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내마음이 편치 않았다. 재미도 없고 쓸모도 없는 경제학원리를 강의하면서 교수 연봉을 받고 있는것 아닌가 하는 자괴감이 들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