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지
한국경제포럼
정책논단: 박제가의 경제정책론: 조선시대 최고의 경제발전안
이헌창(고려대)발행년도 2012제 5 권제 1 호
초록
1. 조선시대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우리는 조선시대(1392-1910)를 바라볼 때, 조선왕조가 결국 식민지로 전락되었다는 사실에 강렬한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누구나 조선왕조가 국왕의 상례(喪禮) 등에 대한 비생산적인 논쟁으로 당파 싸움에 열중하고 경제정책에 무력하였다는 주장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귀를기울이게 된다. 다른 한편 조선왕조가 500년 이상 장수한 만큼 강점도 가졌을 것이며, 전근대 왕조시대에 정치 관료들이 당을 이루어 정책논쟁을 벌인 특이한 현상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는 견해도 있다. 전근대의 종착점이자 근대의 출발점인 조선시대를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지는 역사학계의 골치아픈 과제이기도 하다.일제시대 유명한 역사학자인 시가타 히로시(四方博)는 조선시대 519년간을 관찰한 “결론을 ‘정체성’ 한 말로 다할 수 있다”고 했다. 진보가 극히 완만하여 보통의 건전한 사회에서 예상될 수 있는 발전은 없었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반도인 조선의 역사가 늘 외세에 의해 타율적으로 결정되었고, 자본주의도 자력으로 수립할 수 없다고 단정하였다. 이것은 일제시대의 지배적인 사론(史論)이었다. 해방 후 남ᆞ북한 역사학계는 이 정체성ᆞ타율성론의 극복에 노력하여 한국사가 기본적으로 내적 계기와 요인에 의해 발전하여와서 조선후기에는 근대지향적 요소가 나타났다고 보게되었다. 이것은 내재적 발전론이라 일컬어진다. 내재적 발전론에 대한 비판이 1970년대에 대두하고 이후 확산되어, 21세기로 전환하는 무렵에는 그 학문적 지배력이 상실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