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포럼
구조조정,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김상조(한성대) · 전성인(홍익대)발행년도 200922
초록
1. 서 론작년 9월 리만브라더스 파산 이후 극심한 혼란상을 보이던 국내외 금융시장이 올 1/4분기를 지나면서 어느 정도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OECD 회원국 중에서도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올 2/4분기에 경기저점을 통과할 것이라는 견해도 조심스럽게 제시되고 있다.그러나 한국 경제의 앞날에는 수많은 불확실성이 도사리고 있어 아직 낙관하기는 이르다. 과거 외환위기ᆞ카드대란의 사례를 통해 볼 때, 금융위기 발생 이후 실물경제의 위축은 최소 1년 정도 지속되는 경향이 있으며, 특히 생산ᆞ고용ᆞ투자 등 서민과 중소기업의 체감경기를 좌우하는 실물변수의 경우 상당한 시차를 두고 느린 회복세를 보이는 것이 통례이다. 따라서 금융ᆞ외환시장이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경제의 각 부문에 잠재되어 있는 부실을 걷어내는 선제적 구조조정을 통해 미래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한 최적의 시점이라는 인식이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정부에서도 각 업종별ᆞ기업규모별 구조조정 계획을 연이어 발표하면서 채권금융기관의 적극적 역할을 독려하고 있다.이 글의 문제의식은 다음 두 가지이다. 무엇보다 먼저, 부실의 현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최근 경기회복 조짐이 보이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이는 자칫 부실기업의 버티기 전략을 부추겨 구조조정을 지연시킬 수도 있다. 따라서 부실의 심각성 정도를 판단하기 위한 정보, 즉 구조조정 대상기업의 재무건전성 관련 미시 자료(부채비율, BIS비율 등)를 엄밀히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통상 정부가 발표하는 경제통계 중에는 기업 차원의 미시 자료가 매우 부족할 뿐만 아니라, 발표되는 자료들도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정보의 부족 내지 비대칭성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면, 역선택(adverse selection)과 도덕적 해이(moral hazard)의 폐해가 만연할 수밖에 없다. 구조조정 대상기업 관련 미시 자료의 양과 질을 제고하는 정부당국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