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연구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의 흙수저 디스카운트 효과
오태희(한국은행), 이장연(인천대)발행년도 2022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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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재력은 자녀 성공의 필수조건이라는 이른바 ‘수저계급론’이 2010년대 중반이후 우리사회 전반에 널리 퍼져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사회적 인식이 실제 데이터로 뒷받침되는지 살펴보았다. 이를 위해 외환위기 이후 23년간의 한국노동패널 자료를 이용하여 부모 가구와 자녀 세대를 연결한 표본을 구축한 후 자산의 형태별(부동산, 금융자산 및 부채) 보유 규모를 통해 측정한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의 노동시장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하였다. 실증분석 결과 부모의 재력 부족이 자녀의 고용의 질 및 임금 경로에 유의미한 음(-)의 영향을 미치는 흙수저 디스카운트 효과(Wooden-spoon Discount Effect)가 포착되었다. 특히 금융자산 보유 하위 25% 부모의 자녀는 상위 25%에 비해 양질의 일자리를 가질 확률이 약 8%포인트 낮고 첫 일자리에서의 임금 수준도 11% 낮은데다 근무연수가 늘어날수록 임금 격차가 점차 확대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흙수저’에서 ‘금수저’로 올라설 수 있는 계층 사다리 복원을 위해 정부가 부모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충분히 받지 못하는 청년층 구직자의 신용제약을 완화하여 노동시장 진입 초기단계부터 발생하는 격차를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함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