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포럼
논단 : 피케티 현상,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이정우 (경북대)발행년도 201473
초록
1. 피케티 현상2014년 경제학계에 혜성이 출현했다. 토마 피케티라는 마흔세 살의 프랑스 경제학자가 쓴 한권의 책이 세계를 흔들고 있다. 책 제목도 특이하다. 󰡔21세기 자본󰡕(Capital in the Twenty-firstCentury). 이 책은 2013년 프랑스에서 출판되었을 때만 해도 사람들의 관심을 별로 끌지 못한 채그저 그렇고 그런 책인가 하고 여겨졌다. 그런데 2014년 영어 번역판이 미국에서 출판되자 돌연세인의 주목을 끌면서 아마존에서 책이 동나고, 지금까지 50만 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가 됐다.피케티는 이 책 한 권으로 일약 세계적 경제학자 반열에 올랐고, 요즘 피케티를 모르면 망신을 당하기 알맞다. 문자 그대로 ‘피케티 현상’이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이것은 학문 세계의 일대 사건이다.이 사건은 과거 하나의 에피소드를 연상시킨다. 케인즈는 1936년 󰡔고용, 이자, 화폐에 관한 일반이론󰡕을 써서 경제학의 혁명을 일으켰다고 평가받는데, 이 책에서 케인즈가 내세운 유효수요의이론은 실은 그보다 몇 년 전 폴란드의 경제학자 미하일 칼레츠키가 폴란드 말로 쓴 논문에서 처음 제시했던 이론이었다. 칼레츠키의 글은 전혀 주목을 받지 못하고 묻혀 버렸는데, 그 뒤에 나온케인즈의 책은 세상을 바꿔놓았다. 그래서 경제학계에서는 책을 쓰려면 모름지기 영어로 써야 한다는 농담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