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포럼
한국 외환위기의 성격과 결과 - 그 논점 및 의미
이제민 (연세대)발행년도 201692
초록
1997년 한국 외환위기의 원인은 국내경제구조가 아니라 자본시장 개방과정에서의실책으로 빚어진 유동성 문제였다. 미국 재무부는 그것을 기회 삼아 한국이 일본의도움으로 외환위기를 피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국제통화기금(IMF)으로 가게 해서전면적 구조 개혁과 자본시장 개방을 요구했다. 한국은 그것을 개혁의 기회로 활용하고자 전적으로 받아들였다. 그 결과 한국은 기업의 부실채권으로 대표되는 오랜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고 여러 가지 제도적 승격을 이루었다. 그러나 그것은한편으로 현실에 맞지 않은 제도를 급격하게 도입하는 것을 의미했다. 위기 후 성장률이 떨어졌는데, 그것은 위기 전의 과잉투자가 조정된 결과가 아니라 위기 후 과소투자가 나타난 결과다. 거기에다 위기 후 국제투자에서 대규모의 마이너스 순차익이 발생해 국민소득이 줄어드는 효과를 가져왔다. 그런 한편 경기 변동은 안정되고19년간 대규모 위기를 겪지 않았다. 물가가 안정되고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정착되었다. 그러나 한국경제가 외환위기로부터 얼마나 안전해졌는지는 불분명하고, 비정규직이 확대됨으로써 한국인이 노동시장에서 느끼는 불안은 크게 늘었다. 소득분배는 자본에 대한 노동의 소득이 불리하게 바뀌고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강화됨으로써 악화되었다. 넓게 보아 한국의 외환위기는 신자유주의적 세계 환경 하에서 자유주의적 개혁을 하다가 일어난 것이고, 위기 후 한국은 신자유주의의 힘을 빌려서 자유주의적 개혁을 하려고 했지만 그런 시도는 실패했다. 그 실천적 함의는 무엇보다보는 측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문제에 대해 한 측면만 보고 정책을 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