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포럼
장기 경기침체와 금융안정
김종혁(전 금융감독원)발행년도 2017101
초록
본 논문은 장기 경기침체(secular stagnation)의 정의 및 특징을 간략히 살펴보고이 개념이 거시경제 및 금융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본다. 더 나아가, 장기 경기침체 현상이 한국 경제상황에 적용될 수 있는지 여부를 실증적 자료를 바탕으로 개괄적으로 분석하고 장기경기 침체 현상이 야기할 수 있는 금융 불안정화에 대응한정책 상 시사점을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장기 경기침체는 인구증가율 감소,총요소생산성 감소, 소득불균형, 재정적자확대 등의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잠재성장률의 장기적인 정체 혹은 하락 현상을 뜻한다. 장기 경기침체기에는 대부자금시장에 자금의 공급이 증가하고 수요가 감소하여 실질 이자율의 지속적인 하락압력이발생하고,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체계가 왜곡되는 등 금융안정을 저해하는 시스템리스크 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유럽의 경우,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장기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며, 일본은 이미 1990년 이후 장기 경기침체의 뚜렷한 징후를 나타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본격적인 침체기에는 들어서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고 구조적 변화를 겪는 과정으로 보이나 장기 경기침체를 발생시킬 위험요인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생산가능 인구의 급격한 감소 및 고령화의 급격한 진전, 생산성의 급격한 하락 등 이자율의 하방압력을 증대시키는 요인들이 상존한 가운데 가계부채 등 특정 취약부문에 신용이 집중될 경우 한계차주의 연쇄 부실화 등의 요인으로 금융안정이 훼손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시스템 리스크발생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경기변동에 비해 순환 주기가 길고 진폭도 큰 금융순환주기의 경기순응성을 억제하는 시계열 중심의 거시건전성 정책을 적기에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계부채 부문에 축적된 과도한 신용 팽창을억제하기 위해 기존 경기대응 완충자본 제도를 발전시킨 부문별 경기대응 완충자본제도의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